문 열자 선뜻!
먼 산이 이마에 차라.
우수절(雨水節) 들어
바로 초하루 아침,
새삼스레 눈이 덮인 멧부리와
서늘옵고 빛난 이마받이하다.
얼음 금 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
흰 옷고름 절로 향기로워라.
옹숭거리고 살아난 양이
아아 꿈 같이에 설어라.
미나리 파릇한 새순 돋고
옴짓 아니 기던 고기 입이 오물거리는,
꽃 피기 전 철 아닌 눈에
핫옷 벗고 도로 춥고 싶어라.
- 정지용, 「춘설(春雪)」
춘설(春雪) : 이른 봄에 내리는 눈
ㄴ 봄의 기운을 눈을 통해서 노래하는것
풍경(봄)의 생명력을 노래, 인간의 순수한 서정 세계
1. 내용
- 우수(雨水)는 24절기의 하나로, 정월의 중기이다.
우수절에 든 어느날 아침, 먼산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 화자의 집, 화자는 생각지도 못한 추위에 눈까지 쌓이는 것을 보며 오늘이 며칠인지 생각, 우수절이라고 생각하여 곧 봄이 온다는 것을 상상, 봄의 생명령을 느낀다.
1~3연
㉮ 문 열자 선뜻!(영탄법) / ㉯ 먼 산(시각)이 이마에 차라(촉각) (공감각적 = 감각의 전이) 시각의 촉각화
초봄에 눈 덮인 산봉우리를 본 충격 (때 아닌 눈에 대한 놀라움), 먼 산이 이마에 와서 닿는것 같다.
㉯ 먼 산의 모습을 간결하게 묘사, 눈 덮인 산봉우리가 마치 이마에 와닿는 듯한 느낌을 표현 (공감각적 | 감각의 전이)
㉮우수절 들어 / ㉯초하루 아침
㉮ 우수절 : 계절의 배경(이른 봄)
㉯ 명사형 종결 -> 간결한 제시
㉮ 새삼스레 눈이 덮인 멧부리와 / ㉯ 서늘옵고(촉각) 빛난(시각) 이마받이하다. (공감각적 | 시각의 촉각화)
㉮ : [새삼스레] : 봄에 눈이 내린 낯선 풍경에 대한 화자의 느낌을 드러냄
㉯ : 먼산과 직접 이마를 부딪힌 것처럼 표현 -> 화자와 산의 거리감 없애고 산꼭대기에 덮인 눈의 차가움을 화가가 직접 느낀것 처럼 표현
1연의 내용을 반복하며 구체화하여 제시
4~6연
봄을 맞이한 자연의 변화(주변의 봄 풍경과 그로부터 느껴지는 설렘) ->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
㉮ 흰 옷고름(시각) 절로 향기로워라(후각) (시각의 후각화)
㉮ 흰 옷고름에서 봄의 향기를 연상하였다.
+ 역사적 맥각의 흰 옷고름, 일제 압박이 올라가는 시기속 한민족을 연상 -> 민족의 한과 연결(해석 가능)
㉮ 옹송그리고 살아난 양이 / ㉯ 아아(영탄적 어조) 꿈같기에 설어라.
㉯ : "설어라"의 뜻
- '낯설다' 의미 : 다가온 봄을 새롭게 받아드린다.
- '서러워라' 의미 : 새로 생명을 되찾게 되는 과정 -> 서러울 정도로 경이롭다.
㉮ 미나리 파릇한(색채 이미지 | 시각) 새순 돋고 / ㉯ 움짓 아니 기던 고기 입이 오물거리는,
㉮,㉯ : 봄의 생명력을 감각적으로 제시한다.
㉮ : 색채 이미지 -> 선명한 이미지로 표현
7연
차가운 눈 속에서 봄을 더욱 느끼려는 화자 (다가오는 봄의 생동감을 온몸으로 맞이하고 싶은 소망을 나타낸다)
㉮ 꽃 피기 전 철 아닌 눈에 / ㉯ 핫옷(솜옷) 벗고 도로 춥고 싶어라.
㉮ : [꽃 피기 전 철 아닌 눈에] : 봄에 눈이 내린 낯선 풍경에 대한 화자의 느낌을 드러냄
㉯ "핫옷(솜옷) 벗고 도로 춥고 싶어라"의 해석
1. "춥고 싶어라"가 진심이라면 : 겨울이 가는 아쉬움(추위를 더 느끼고 싶음) # 주된 해석은 아님
2. 반어 : 추위를 통해 다른 것을 느끼고 싶음 (봄이 반가워 춥지만 겨울옷을 벗곳 싶음) # 봄을 느끼고 싶음
3. 역설 : "춥고 싶어 옷을 벗는다"는 자체가 모순된다. 막바지 추위를 통해 봄의 도래를 더 확실하게 느끼고 싶다.
주제 : 춘설이 내린 풍경(자연)에서 느껴지는 봄의 생명력
내용 전개 : 화자의 시선과 상상 중심 -> 봄의 다양한 이미지 드러남
2. 특징
- 자유시, 서정시
- 성격 : 묘사적(감각적), 영탄적
- 짧고 간결한 표현을 통해서 춘설(봄눈)의 이미지와 봄의 졍경을 나타낸다.
- 봄의 도래를 노래한 고전 문학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(cf. 상춘곡)
- 대부분의 한시의 춘설은 방해자로 표현 이 시(춘설)은 그렇지 않다. 오히려 반기고 있는 모습이다.
- 다양한 표현법 -> 봄의 생생함, 신선함 생생하게 전달 / (영탄 | 반어 | 역설)